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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보고

[넷플릭스 다큐] 나의 문어 선생님 My Octopus Teacher

by 고양이랑 2021. 4. 29.
<개요>
- 2020년, 1시간 25분
- 남아프리카 영화, 다큐멘터리 영화 과학 & 자연 다큐멘터리
- 남아프리카의 바다 해초 숲을 헤치던 영화 감독이 특별한 문어를 만난다. 경계에서 교감, 우정으로 발전하는 두 생명의 관계. 세계의 숨은 신비가 모습을 드러낸다. 
- 공동제작 : Off the Fense & The Sea Change Project
- 제작자 : 크레이그 포스터 (Craig Foster)
- 감독 : 피파 에를리히, 제임드 리드

 

아름다운 바다속의 영상과 잔잔한 음악이 잘 어울리고 감독이 톤은 높지만 우수에 찬 나레이션으로 이끌어가는 이 특별한 다큐멘터리가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 상을 수상했습니다. 작년에 감동적으로 봤기 때문에 언젠간 포스팅해야겠다 싶었는데 상 타니까 포스팅 한 것 처럼 되어 버려서 살짝 아쉽지만 축하의 마음을 담아 많은 사람이 봤으면 하는 마음으로 부랴부랴 올립니다. 

 

문어의 일생에 대한 과학적인 내용을 서정적인 언어를 사용 해 전달하고 영상은 다양한 거리와 각도에서 촬영하여 잘 배치했습니다. 바다속과 감독을 번갈아가며 담아 감독이 카메라를 든 관찰자가 아니라 문어와의 관계자임을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문어는 한가지 옷만 입었지만 주변 환경에 따라 수시로 옷을 갈아입는 반면 감독은 언제든 옷을 갈아 입을 수 있지만 수수한 바다색 옷 한가지를 입고 나레이션을 하는데 하루에 촬영을 해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변함없는 마음으로 같은 자리에 있다는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감독과 문어 사이는 대놓고 로멘틱합니다. (와이프가 문어에게 살짝 질투가 났을지도 모르겠다 싶을 정도입니다.) 안타깝게도 짧고 굵게 사는 문어인지라 사랑의 시간도 짧을 수 밖에 없는데 감독은 본인이 잘하는 방법으로 기록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볼수 있도록 했으니 감성과 재능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려 양지에서 이미 보셨거나 앞으로 보실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다시 한 번 수상을 축하하며 이런 다큐를 세상에 보내준 것에 대해 감독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해외 생활, 부담감에 정신이 감당하지 못하고 목표 의식이 무너져 내린 감독은 카메라, 편집실이 지긋지긋하고 쳐다 보기도 싫다. 변화를 꾀하기 위해 대서양으로 간다. 

 

▲ 숨이 멎을 것 같은 추위를 견디면 훨훨 날며 어디로든 갈 수 있고 다른 행성에 온 듯한 세상이 펼쳐진다.  

 

▲ 바다속 환경을 온전히 체험하고 싶어서 잠수복 또한 입지 않는다. 

 

그리고 카메라를 들기로 한다.

 

▲▼ 그리고 담아내는 바다속 생명들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다. 생명 하나하나가 우주이며 마치 그들과 우주 공간을 유영하는 것 같다. 

  

 

그러던 어느날 

한껏 치장(?)한 그녀

▲▼ 그녀를 만나고

그리고..

▲ 오늘부터 1일, 날마다 그녀를 찾아가는 감독.

그녀 주변에 무시무시한 천적 '파자마 상어'가 우글우글합니다. 평화는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요?

 

아 드디어 그녀가 숨지 않고 호기심을 보입니다.

▲ 그리고 그를 탐색합니다. 너무나 특별한 그녀. 하지만 사람은 물 속에서 숨을 쉴 수 없으니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올라가야 합니다.

 

▲ 그녀의 허락을 얻었으니 이제 감독은 그녀 가까이 카메라를 들고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문어의 놀라움을 관찰하게 되지요. 피부가 울퉁불퉁 했다가 미끈해지기도 하고 머리에서 뿔이 자라며 피부의 색깔과 질감, 무늬를 주변에 맞추기도 합니다. 때로는 두 다리로 걷기까지 하지요. 돌처럼 구르다가 드레스를 입은 할머니처럼 거리기도 하는 등 주변의 모든 것을 흉내내는 것 같습니다.

 

연약한 문어에게 천적이 너무 많아 수백만년동안 천적의 눈을 속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진화했나 봅니다.

 

▲ 52일째, 그녀는 뒷걸음질 치는 감독을 향해갑니다. 그 순간 감독이 실수로 렌즈를 놓치는 바람에 놀란 그녀는 도망가 숨어버렸는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접근하는 그를 피해 자기의 굴까지 버리고 떠나버리기까지 합니다. 

 

감독은 떠난 그녀의 흔적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녀를 찾기 위하여 물속의 생명체들에 대해 공부하고 단서를 종합하며 CSI를 방불케하는 추척 끝에 그녀가 사냥한 것으로 보이는 흔적들을 찾아냅니다. 1주일간의 이별이었건만 애타는 마음 탓인지 몇달은 흘러간 것 같습니다.

 

아아 하지만 야생의 삶이란..

▲ 125일째, 상어에게 다리 한쪽 내어주고 살아 남았지만 굴까지 가기엔 너무 지쳐버린 그녀

 

▲ 이번엔 그녀가 사냥꾼, 먹고 먹히는 야생의 삶

 

매일 같은 장소에 왜 가냐고들 묻는데 날마다 들여다 보면 미묘한 차이가 눈에 띄죠.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 나태주

아름다움에 빠질라 치면 또

다시금 상어의 공격을 받은 그녀, 어떻게 위험에서 벗어날까?

 

 

 

304일째, 그녀의 짝짓기가 시작 될 것 같습니다. 수십만의 후손을 남기고 떠나겠지요.

 

▲ 험난한 길을 헤쳐 나가야 하는 너무나 작고 연약한 생명체들 (어쩌면 그녀의 후손?)

 

▼ 나를 바꾸고 떠난 그녀